미국 로스쿨 입학 후 가장 큰 전환점을 맞는 시기는 단연 1학년(1L, First-Year)입니다.
이 시기는 단순한 수업 참여가 아니라, 법학적 사고(Legal Thinking)를 처음으로 익히고 훈련하는 혹독한 시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미국 로스쿨은 케이스북(casebook) 중심 수업, 소크라틱 메소드(Socratic Method), 수시 리딩과 브리핑 과제가 이어지기 때문에, 학습법과 시간 관리 전략이 매우 중요하죠.
오늘은 미국 JD 과정의 1학년에서 배우는 핵심 필수 과목(Contracts, Torts, Civil Procedure, Criminal Law, Property, Legal Writing)을 중심으로, 1L 학생의 실제 학업 및 생활 전반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JD 1L: 미국 법학 교육의 ‘기초 체력 훈련’ 시기
1L의 구조와 목적
미국 로스쿨은 3년제 전문대학원 과정으로, 그 중 1학년은 법학의 기초 과목만을 집중적으로 배우는 기간입니다.
1L에서는 이론, 판례 분석, 서면 작성, 구두 발표 등을 모두 다루며, 법학적 사고를 전환하는 첫 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모든 학생이 공통 과목을 이수 (전공 없음)
✅ GPA는 커리어 결정에 큰 영향 (1L 성적 = 로펌 인턴십 결정 기준)
✅ 2L부터 선택 과목 수강 및 실무 경험 가능
💡 즉, 1L에서 배우는 기초 과목은 미국 변호사 시험(Bar Exam)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매우 탄탄한 기본기를 요구받습니다.
1L 필수 과목 소개: 미국 로스쿨의 법학적 근간
1L 동안 배우는 과목들은 대부분 실제 소송에 자주 등장하는 핵심 법률 주제입니다. 이 과목들은 이후의 실무, 자격 시험, 전문 분야 진출 시에도 필수적인 법 지식으로 작용합니다.
① Contracts (계약법)
무엇을 배우나?
- 계약의 성립, 조건, 효력, 위반(breach) 시 책임 등
- 실생활에서 흔히 등장하는 계약 분쟁에 대한 법리 적용
주요 개념:
- Offer & Acceptance (청약과 승낙)
- Consideration (대가성)
- Promissory Estoppel (약속에 대한 신뢰 보호)
- Breach & Remedies (위반 및 손해배상)
학습 포인트:
- 문장 하나에 담긴 계약의 조건을 해석하는 ‘정밀 독해력’
- 논리적인 구성으로 계약서 문장을 해석하고, 문제를 예측하는 능력
대표 케이스:
- Lucy v. Zehmer – 계약의 ‘의도’ 판단
- Hadley v. Baxendale – 계약 위반 시 손해 범위
💡 계약법은 상법, 국제거래, 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와 연결되어, 1L 중 가장 실용적인 과목입니다.
② Torts (불법행위법)
무엇을 배우나?
- 타인에게 손해를 끼친 행위에 대한 민사적 책임
- 고의, 과실, 위험 책임(strict liability) 등 법적 기준 학습
주요 개념:
- Negligence (과실)
- Duty & Breach of Duty (주의의무 위반)
- Causation (인과관계)
- Damages (손해배상)
학습 포인트:
- 실제 사고 사례를 바탕으로, 과실 유무를 판별하는 논리력
- 원고와 피고 입장에서 각각의 주장을 설득력 있게 구성하는 글쓰기
대표 케이스:
- Palsgraf v. Long Island Railroad – 예견 가능성(Foreseeability)의 한계
- Vosburg v. Putney – 고의성 여부 판단
💡 의료소송, 교통사고, 소비자 피해 등 다양한 실무에 적용되는 과목으로, 매우 실전적인 법률 감각을 요구합니다.
③ Civil Procedure (민사소송법)
무엇을 배우나?
- 소송이 제기되는 구조, 절차, 관할권, 증거 제출 등
- 미국 민사소송 시스템의 전반적 흐름을 이해
주요 개념:
- Personal Jurisdiction (개인 관할권)
- Subject Matter Jurisdiction (사건 관할권)
- Pleadings (소장, 답변서)
- Discovery (사전 증거 개시 절차)
- Summary Judgment (약식 판결)
학습 포인트:
- 법적 문서 작성과 절차 흐름 이해
- 여러 법률 규칙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적용 여부 판단
대표 케이스:
- International Shoe Co. v. Washington – 개인 관할권 기준
- Twombly & Iqbal – 소장에 필요한 주장 수준
💡 민사소송법은 판례뿐 아니라 연방 민사소송 규칙(FRCP)의 암기와 해석이 병행되어야 하므로, 가장 어렵고 복잡한 과목 중 하나로 꼽힙니다.
④ Criminal Law (형법)
무엇을 배우나?
- 범죄의 구성 요건, 고의성(Mens Rea), 행위(Actus Reus) 등 형사 책임 판단
- 주로 폭행, 절도, 살인, 방화 등 주요 범죄 중심
주요 개념:
- Criminal Intent (범죄 의도)
- Murder vs. Manslaughter (살인과 과실치사 구분)
- Defenses (정당방위, 정신질환 등)
- Attempt, Conspiracy 등 예비적 범죄
대표 케이스:
- People v. Goetz – 정당방위 판단
- Regina v. Dudley and Stephens – 극한 상황의 도덕성과 책임
💡 형법은 철학적, 윤리적 고민과도 맞물려 있어 ‘법과 도덕의 경계’를 고민하게 만드는 과목입니다.
⑤ Property (재산법)
무엇을 배우나?
- 소유권, 점유, 이전, 공유, 임대 등
- 부동산 및 개인 재산에 대한 권리와 제한
주요 개념:
- Fee Simple, Life Estate, Leasehold 등 권리 유형
- Adverse Possession (시효취득)
- Easement (용익권), Zoning (용도지역제) 등 공공 규제
대표 케이스:
- Pierson v. Post – 야생동물 소유권
- Johnson v. M’Intosh – 토지 분쟁과 주권
💡 재산법은 상속, 부동산, 계약법 등과 연계되며, 논리적 구조와 역사적 배경 이해가 요구됩니다.
⑥ Legal Research & Writing (법률 작문 및 조사)
무엇을 배우나?
- 메모 작성(Memo), 법률 서신, 브리핑, 변론문 작성
- Bluebook 스타일의 법률 인용법 숙지
- 모의재판(Moot Court) 준비
학습 포인트:
- IRAC 구조 (Issue, Rule, Application, Conclusion)로 글쓰기
- 판례와 법령을 바탕으로 객관적 논리 전개 능력 향상
- 비즈니스 이메일, 의견서 등 실제 커뮤니케이션 능력 강화
💡 이 수업은 단순한 이론이 아닌, 변호사로서의 실무 역량을 키우는 훈련 과정입니다.
1L 공부법: 생존을 넘어서 상위권을 노리는 전략
매일 해야 하는 기본 루틴
- 케이스 리딩: 매일 50~100페이지 이상 판례 읽기
- Case Brief 작성: 요점 정리(사실관계, 쟁점, 판결 이유 등)
- Class Participation: 소크라틱 질문 대비
- Outline 정리: 주 단위 요약, 기출 문제로 연습
추천 스터디 방식
- IRAC 기반 문제 풀이 연습
- 1L 전용 교재 활용: Examples & Explanations, The Legal Analyst, Crunchtime 등
- Mock 시험 대비: 중간·기말 시험 예상 문제 중심 복습
생존 팁
- 리딩을 미루지 말 것 (당일치기는 실패 확률↑)
- 교수의 질문 스타일 파악 (소크라틱 메소드 대비)
- "정답"보다 "논리적 사고 흐름"에 초점
- 시험은 ‘서술형’ 위주이므로 글쓰기 훈련이 핵심
미국 로스쿨 1학년은 그 어떤 학업보다 지적 밀도와 학습 강도가 높은 과정입니다. 하지만 이 시기를 잘 버티고 전략적으로 준비하면, 이후의 로펌 인턴십, 변호사 시험, 커리어 결정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습니다.
JD 1L은 법조인이 되기 위한 가장 첫 번째 시험대이자, 법학의 기초 체력을 키우는 단계입니다.